[단독] 월풀과 격차 더 벌린 LG전자…'프리미엄' 전략 통했다

입력 2022-04-19 17:36   수정 2022-04-28 16:09

LG전자가 ‘세계 생활가전 시장 1위’란 목표를 세운 것은 2013년 초다. 세탁기 등 일부 단일 제품군에서는 1위를 했어도, 가전 전체 1위는 엄두도 못 낼 때였다. 당시 전자업계에선 ‘한국 업체가 어떻게 미국 월풀을 제칠 수 있느냐’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10년 만에 상황이 확연히 달라졌다. LG전자가 월풀에 1조3000억원이 넘는 ‘역대급’ 격차를 내며 확고한 매출 1위 자리에 올랐다.
프리미엄 앞세워 미국·유럽 공략
전자업계에선 LG전자가 10년 가까이 추진해온 ‘3대 전략’이 통했다고 분석했다. 프리미엄·스마트 기술·지역 맞춤형 전략 등이다.

절대적 소비 규모가 큰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을 겨냥해 프리미엄 제품을 꾸준히 내놓은 게 첫 번째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월풀이나 독일 밀레가 주름잡던 시장에서 ‘고효율 대용량 기술’을 앞세운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2019년 출시한 ‘LG 인스타뷰 냉장고’는 북미 지역 대표 프리미엄 효자 제품으로 꼽힌다. 호텔 라운지나 대형 바 등에서 경험할 수 있는 50㎜ 원형 얼음을 만드는 기능을 갖췄다. 홈파티를 즐기는 북미 시장 특성을 감안해 칵테일, 위스키 등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다. 그 결과 북미·유럽 지역 매출은 2019년 19조6050억원에서 지난해 29조7414억원으로, 2년 새 51.7% 증가했다.

2020년부터는 프리미엄 생활가전 황금기가 도래하면서 매출이 가파르게 늘었다. 코로나19로 실내 생활이 많아지면서 ‘이왕이면 더 좋은 가전’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면서다. 지난해부터는 ‘공간 인테리어 가전’으로 불리는 LG 오브제컬렉션이 핵심 제품군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 기술로 ‘장수 가전’ 만들다
2010년대부터 스마트 기술을 적용해 언제든 제품을 업그레이드해 ‘계속’ 새것처럼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생산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이끌었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10년 전부터 대대손손 물려줄 수 있을 정도로 믿고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을 최종 목표로 정하고 토대를 쌓아왔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엔 원하는 소프트웨어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업(UP) 가전’ 제품군을 출시했다.

지역 맞춤형 제품 개발 및 시장 차별화도 성공 요인 중 하나다. LG전자는 북미, 유럽, 인도 등 전략 지역에 연구개발(R&D) 조직을 구축해 R&D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에서 향신료 저장 냉장고를 판매하며 존재감을 키운 게 대표적인 예다.
치열한 경쟁 구도도 영향
한국 업체가 세계 가전시장에서 1등 자리를 굳힌 데는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치열한 경쟁 구도가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사는 한쪽이 한 발 앞서 혁신 신제품을 내놓으면 다른 한쪽이 곧장 맞불을 놓으며 ‘혁신 경쟁’을 했다.

2012년엔 각사 생활가전 분야 ‘스타 최고경영자(CEO)’가 등장하면서 경쟁에 불이 붙었다. 삼성전자는 윤부근 부회장(당시 소비자가전부문 사장)이 2012년 1월부터, LG전자는 조성진 부회장(당시 H&A사업본부장 사장)이 생활가전을 책임졌다. 이때부터 대용량·프리미엄·다기능·디자인·편의성 등으로 신제품 경쟁을 벌였다.
빌트인·기기 연결성 강화
한국 생활가전 초격차 1위 시대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한 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프리미엄 빌트인 사업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홈 플랫폼에서 향후 주도권이 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LG전자는 프리미엄 빌트인 사업 확대에 공들일 계획이다. 세계 시장에 쌓아놓은 브랜드를 활용해 프리미엄 제품을 빌트인이란 명목의 패키지 형태로 팔면 승산이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홈 기술이 생활가전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관련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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